[책 읽어] 내가 보는 것에 대한 의심, '환각'을 본 적이 있는지
사람은 눈에 보이는 걸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봐 물론 들어야 할 말은 안 듣고 듣고 듣고 싶은 말만 한다. 그런데 보고 싶지도 않고 보고 듣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다름을 느껴보신 경험은 없으신가요? 귀신 보거나 내 경험
올리버 삭스 소설 '환각' 저자는 등산 사고로 인해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신경근 접합부가 손상됐을 때 직접 환각을 경험했다. 확실히 다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과학적 이유는 알지만 자기 소외감을 느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각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환각의 세계를 둘러싼 잔인한 오해와 따뜻한 진실한 인간애를 보여준다.book.naver.com의 어린 시절 나는 사촌 대장을 지냈다. 중고교생 시절이라 어른들 틈에 끼어 놀지 못하고, 작은 방에 아이들끼리 모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신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좋아할 수 없었다. 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귀신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풍부한 레퍼토리를 무기로 동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책을 많이 읽던 시절이라 이것저것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고, 그 속에 초자연적 현상이나 유령 이야기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 괴담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같은 기이한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었다. 당시 귀신이나 귀신, 죽음이나 영혼, 그런 쪽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귀신이나 이런 기현상에 대해 자신만의 이해와 관점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것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만들어 주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아직도 이해할 수 없고 신기한 일뿐이다.이 책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딱히 살 책이 없어 들른 서점에서 이것저것 책을 보다 보니 눈에 들어온 책이다. 제목이 큰 역할을 했다 '환각'이라는 제목은 그 내용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펼쳐본 내용은 그 호기심을 책을 사기로 결심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신경과 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진료 사례를 토대로 사람들이 어떤 환각을 경험하는지 설명해 준다. 신경과 의사가 본 환각이라는 주제는 내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저자가 친구들에게 설명하듯 술술 이야기하는 문장으로 적혀 있어 편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이 책의 주요 내용은 여러 원인에 의해 실제가 아닌 것을 시각, 청각, 후각 등 여러 감각기관이 느끼는 다양한 사례다.' 실명인이 보는 환각이 가장 먼저 나오고, 두 번째가 어둠 속에 갇힌 사람들이 환청을 보게 되는 '죄수의 시네마'다. 즉, 뇌에 전해지는 자극이 없는 사람들이 보는 환각에 대해 가르쳐 준다. 그리고 소리를 듣는 환청, 이상한 냄새를 맡는 후각 환각에 대해서도 다룬다. 또 파킨슨 환자가 겪는 환각과 유체 이탈 경험, 유령을 보는 현상도 다루고 있다. 매우 폭넓지만 이해하기 쉬운 환각을 다루고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흥미로웠던 것은 책의 앞부분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무자극 상태에서 느끼는 환각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죄수의 사례다. 이런 증세는 죄수 시네마라는 이름도 있다고 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면 안 되지만 뭔가 생생한 것이 보이는 법. 꿈은 아니지만 저것이 실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환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 이런 일은 개인적으로 경험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밤에 불을 꺼놓은 어두운 방에 계속 누워있다. 보면 뭔가 보이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사례를 보면 환각과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그것이 환각임을 알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남는 것은 시야의 일부만이 시각을 잃은 환자의 환각 사례였다. 보이지 않는 시야의 일부분에서 환각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은 얼마나 허황된가 하고 생각해 본다. 이따금 식탁에 앉아 있는 내 다리를 고양이가 지나가는 간지러움 때문에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무것도 없이 고양이가 책장 위에서 자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런 경험이 이 책에서 다루는 환각과는 다르지만 뭔가 닮은 면도 있지 않을까 싶다.팔이나 다리를 잃은 환자가 그 부분에 가려움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서 우리 몸은 DNA의 탈것일 뿐 DNA의 조종석이 뇌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신경이 매우 복잡해 심하게 말하면 눈은 뇌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뇌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시각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은 사물에 반사돼 온 빛이 수정체와 홍채를 지나 안구 뒤쪽 망막에 부딪치고 그 빛에 자극받아 반응하는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미세한 전기신호가 뇌로 전달돼 지금까지 학습된 사물과 비교해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은 뇌가 받은 시각신호를 어떻게 다루느냐이다.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반사되어 온 빛이 아니라 뇌에서 처리하여 만들어 내는 오브젝트 정보인 것이다 뇌의 '처리'보다는 조작(manipulate)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시신경이 보낸 정보를 조작하면서 뇌 스스로 정보를 추가, 삭제, 변경하는 조작(있음을 사실인 것처럼 꾸미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극이 너무 약하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뇌 활동을 스스로 조작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마치 심심하다고 장난치고 싶어 못 견디는 개구쟁이 같다. 그러니까, 내 자신이 믿어지지 않아. 우리는 지금까지 본 것을 정말이라고 믿어왔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지금까지 내가 인식해 온 세상은 정말 세상이지? 호접몽처럼 영화 매트릭스처럼 뇌가 만든 환상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다행히도 저자가 설명해 주는 사례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너무 생생해서 그것이 실제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환각임을 알게 된다.발을 스치는 가짜 고양이나 밤중에 불 꺼진 부엌에서 느끼는 인기척도 환각이라고 생각하면 귀신을 보는 것도 단순한 환각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몇 번 귀신을 본 적이 있지만 이게 환각인지 착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면 정말 귀신이 있는 건지.대학 시절 하숙집 화장실에서 물놀이만 하는 귀신이 있었던 적도 있고, 신혼 시절 아내가 놀이터의 그네가 끝없이 흔들리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단순한 환각이 아닌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귀신은 모두 밤중에 어두운 곳에 나타난다는 게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나의 경험